올여름은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되어가는 이상기후 속에서 지역 축제의 개최 시기 역시 이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통영의 대표 축제인 제65회 한산대첩축제는 오는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열린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승전을 기리는 역사문화축제라는 상징성은 분명하지만, 폭염이 일상화된 지금도 가장 무더운 8월 한복판 개최가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
경남지역 주요 축제들은 기후가 비교적 안정적인 봄과 가을 개최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산대첩축제는 관람객과 출연진, 자원봉사자 모두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다.
차광막 설치와 행사시간 조정, 야간 프로그램 확대는 필요한 대책이지만 어디까지나 보완책일 뿐이다. 한낮 야외행사와 관람객 대기 환경, 이동 동선의 안전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축제 기간 응급상황이다. 폭염 속에서는 온열질환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냉방쉼터 확대는 물론 충분한 의료진과 구급차 배치, 응급구조 인력 상시 대기, 신속한 이송체계 구축 등 응급의료 대응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갖춰야 한다. 안전보다 우선되는 축제는 있을 수 없다.
경제적 효과 역시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휴가철 막바지인 8월 12일부터 열리는 축제가 실제 관광객 유입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한산대첩축제는 그동안 콘텐츠와 정체성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받아왔다. 반복되는 프로그램 구성, 역사축제보다 상업시설이 더 부각되는 운영 방식, 국제학술포럼 부재, 해외 교류 부족, 역사 고증 논란 등은 해마다 개선 과제로 거론됐지만 시민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구안 문화마당의 거북선 3척과 판옥선 1척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속적인 유지·보수 비용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유지비 규모와 운영 성과, 관광객 유치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용 대비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단순히 시설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산대첩축제는 통영을 대표하는 축제다. 그렇기에 더 높은 기준이 요구된다. 폭염 속 8월 개최가 과연 최선인지, 현재의 운영 방식이 세계 4대 해전에 걸맞은 역사문화축제로 나아가고 있는지 이제는 시민과 함께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역사와 전통은 지켜야 하지만, 시대의 변화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축제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세계인이 찾는 역사문화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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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운 부분. 불편한 행정을 정확히 진단했고 처방까지 했군요